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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 곰례야’ 감상기>
    7080 이야기거리 2021. 1. 3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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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나 지금이나 지방푸대접은 변함이 없지만, 특히 1970년대에 지방을 살았던 사람은 방송에 있어서도 푸대접을 단단히 받았습니다. 지방방송국의 자체방송이라는 이유로 방송국의 서울본사에서 하는 방송을 뎅강 잘라서 조잡한 자체방송을 해서 지방민초들의 울화통에 단단히 불을 질었습니다. 한술 더 뜨는 것은 서울시민들의 시청률을 50% 넘게 사로잡는다는 TBC의 전파를 전혀 구경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화영화부터, ·오락, 드라마, 나아가 외화까지 서울에서는 TBC의 세상이었지만, 지방은 그냥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유투브의 힘으로 과거 TBC의 인기드라마였던 , 곰례야를 마침내 40년만에 보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유투브만세!’입니다. 전설의 미녀 정윤희를 만나게 되어 감개가 절로 무량하였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인문, 김순철, 강태기, 여운계, 이성웅 등을 보는 감격도 누렸습니다. 한참을 보다가 이상하게 TBC에서 인기를 누리다가 KBS로 넘어와서 인기가 더욱 폭발한 달동네와 스토리가 유사해서 다시금 드라마작가를 찾아보니, 역시나 드라마작가는 달동네를 쓴 나연숙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두 드라마는 배경이나 인물 등이 한마디로 쌍둥이와 같았습니다.

     

    , 곰례야의 타이틀 롤이자 주연배우인 정윤희는 극중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촌아가씨로서 낡고 허름한 옷을 걸친 상경여성 역할로 출연하고 있지만, 발군의 미모는 숨기기가 어렵습니다. 정윤희는 한국 여배우 역사상 미모로는 단연 최고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당시에 유지인, 장미희와 더불어 트로이카 시대라 부르는 이도 있지만, 미모로 한정하면 단연 정윤희 에로이카 시대입니다. 혹자는 정윤희는 몸매는 지금 수준에서는 특출나지 않다는 점, 그리고 연기력이 출중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지만, 과거에는 TV화면에서는 여배우의 몸매를 확인하기 어려운 시대였으며, 과거에도 정윤희가 연기력이 출중하다는 소리는 거의 듣기 어려운 처지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7Mtf5cRdI0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는 드라마배우를 탤런트라 부르면서 영화배우와는 다른 직업군으로까지 구분을 했지만, 배우는 그냥 배우일 뿐입니다. 요즘에는 그런 구분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덧붙이자면, 과거에는 전속탤런트라 하여 특정 방송국에서만 활동이 가능한 탤런트제도가 존재하였으나, 배우라는 자원의 한정된 속성을 고려하자면 전속탤런트제도는 배우들의 연기활동의 자유, 그리고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을 간접적으로 제약하는 불합리한 제도입니다. 당연히 폐지를 하였습니다.

     

    , 곰례야는 인트로 장면도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극중 주인공 곰례 정윤희가 시골 아파트길을 걷는 장면이 롱테이크로 잡혔는데, 무척이나 이채롭습니다. ‘제공이라는 광고가 주르르 달려있는 것은 인기프로그램의 훈장격이었는데, 역시 , 곰례야는 인기프로그램이 맞습니다. 타이틀이 세로쓰기로 된 점이 눈길이 갑니다. 당시에 신문은 모두 세로쓰기, 즉 일본식 신문이었습니다. 인간의 눈은 가로쓰기가 더 적합함에도 일본식 세로쓰기는 해방이후 지속되다가 1990년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가로쓰기가 정착이 되었습니다.

     

    , 곰례야는 서울 변두리 달동네의 다가구주택에서 사는 서민들의 애환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골에서 상경한 사람들의 고된 서울적응기를 그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꼭 지적하여야 할 불만이 있습니다. 왜 어리숙하고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은 전부 충청도 사람이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식모, 집사, 구두닦이 등 상경한 지방민들 중에서 유독 하층민의 생활은 충청도 사람들이 도맡았습니다. 경상도 사람들은 상경해서도 사장이나, 유력 정치인, 의리가 넘치는 보스 등으로 출연을 하지만, 충청도 사람들은 언제나 식모 아니면 구두닦이였으며, 전라도 사람들은 언제나 깡패였습니다. 최불암의 수사반장애서 사기꾼의 어리숙한 피해자는 십중팔구 충청도 사람이었습니다.

     

    과거 드라마는 방송국 스튜디오 촬영이 일상적이었는데, 극중에서는 서울 변두리 달동네를 배경으로 하였지만, 실제로는 방송국 내의 스튜디오라는 점을 쉽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돈을 안들이고도 경쟁드라마도 방송국 내 스튜디오에서의 촬영이라는 것이 마찬가지이기에, 쉽게 드라마를 만들었습니다. 아무튼 , 곰례야는 불과 40년 전의 서울에서는 단칸방살이를 하는 서울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 자체는 정확하게 그렸습니다. 그리고 공동화장실을 쓰는 애환, 난방이 허술한 연탄온돌, 지금은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미닫이구조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불과 40년이 흘렀을 뿐인데, 정말 상전벽해라 할 정도로 아파트공화국이 되었다는 사실을 , 곰례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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