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오프사이드에 대한 명상>
    7080 이야기거리 2021. 2. 8. 14:23
    728x90
    반응형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는 패셔니스타로도 유명한 꽃중년이지만, 축구에서는 완벽주의자로 더 유명합니다. 한국의 손흥민을 치켜세우는 감독으로도 물론 유명합니다. 그런데 축구만 한정해서 말하자면, 펩 감독의 전술이 오프사이드를 이해하기 쉬운 감독이라는 점을 유의하여야 합니다.

     

    펩 감독은 완벽주의자답게 볼의 점유율을 중시합니다. 기본적으로 볼을 점유하고 있는 순간은 골을 잃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상대를 공격하여 골을 넣을 가능성이 높기도 합니다. 롱패스는 한방에 적의 숨통을 끊을 수 있다는 매력은 있지만 상대팀이 볼을 점유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안전하게 적팀 진영으로 볼을 점유한 상태에서 슈팅, 나아가 골로 이어지는 상황이 최선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여기에서 펩 감독의 축구철학이 도출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볼의 점유율을 올리려면 가만히 서 있어서는 불가능합니다. 적극적으로 태클도 해야 하고, 몸싸움도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숫자가 많아야 유리합니다. 그래서 펩 감독은 최후방 윙백을 중원으로 수비라인을 올리는 것을 주문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축구에서 4-4-23-5-2니 하는 것은 우선 최후방 수비라인부터 미드필드, 포워드로 이어지는 숫자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숫자의 배치순서는 은연 중 수비의 중요성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축구경기를 유심히 보면, 미드필더나 최전방 공격수를 교체하는 경우는 잦지만, 최후방 수비수, 그 중에서도 센터백을 교체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입니다. 그 이유가 바로 오프사이트라는 축구에서 제일 어려운 규칙 때문입니다. 축구에서 오프사이드가 없다면 축구 자체의 재미가 사라집니다. 힘이 들고 어려운 중원싸움의 필요성이 사라집니다. 골키퍼가 막바로 롱킥으로 상대 골문으로 차면 그만입니다. 골문 앞에서 몸싸움을 하다가 골을 넣으면 되기에 축구 자체의 재미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오프사이드가 고안되었습니다. 오프사이드는 최종수비라인의 호흡이 맞아야 합니다. 방심을 하다가는 손흥민같인 라인브레이커에게는 밥이 됩니다. 손흥민이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에 걸려서 날린 골이 수십 개는 됩니다. 그런데 현대축구는 오프사이드를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활용을 합니다. 전술한 수비에서 뿐만 아니라 최종수비수로부터 미드필드, 때로는 최전방 공격수에 이르기까지 볼을 실어 보내는 역할을 최종수비가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통 빌드업이라 하는데, 빌드업 자체는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지만, 보다 정교하게 볼을 이동하는 기법이 중시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비수는 과거처럼 덩지만 커다란 것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스피드를 아울러 요구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반대로 공격수의 수비가담도 요구됩니다. 한마디로 파레토최적을 축구판에서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현대축구는 기본적으로 빡쎈축구입니다. 대외적으로는 효율성을 극대화한다고 하지만, 정작 축구선수에게는 고통스러운 것이 현대축구입니다. 펩 감독을 중심으로 발전된 점유율 축구에서 그나마 최종수비수에게 안식의 시간은 오프사이드 수비시간입니다. 상대팀의 최전방 공격수가 침투하면 잽싸게 시간 맞춰서 전진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격렬한 몸싸움도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대인방어에서 소비되는 체력을 절약할 수도 있습니다.

     

    축구에서 오프사이드는 축구 자체의 이해를 위한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