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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국환의 이 노래 : ‘은하철도 999’>
    7080 이야기거리 2021. 2. 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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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반전이 있어서 재미가 있습니다. 지금은 온 국민이 다 아는 단어가 혐한(嫌韓)입니다. 이 혐한이라는 말이 일본에서 한국을 혐오하는 표현이라는 것은 거의 국민상식수준입니다. 그런데 불과 20여 년 전에는 일본사람들의 상당수가 한국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합니다.

     

    과거 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기자들이 일본에 가서 일본인들에게 한국을 아냐고 물으면 시리마셍(りません, 모르겠습니다)’으로 대답하는 일본인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1990년대 어느 지상파 방송국의 주일특파원이 어느 일본청년에게 한국에 대하여 물어보니까,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를 모르겠다는 충격적인 답변을 하는 장면이 지상파TV에 방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1990년대까지 대다수 일본인들은, 물론 일본 특유의 갈라파고스 정서도 한몫 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대하여 무시와 무관심으로 일관했습니다.

     

    그 무시와 무관심의 정서 이면에는 한국인이 너무나 많은 일본 것을 베꼈기 때문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웠습니다. 드라마, , 만화영화, , 잡지, 신문, 학문, 법률, 판결문 등 생활의 대다수가 일본 베끼기였습니다. 그런 일본 베끼기가 만연이 되어서 일본인들 대다수가 한국을 미개한 나라로 여긴 것이 분명한 사실이고, 미개한 나라에 대하여 무시와 무관심으로 일관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개인차원에서도 남의 것을 따라하는 수준이라면 남의 이목을 끌거나 관심을 얻기 어렵습니다.

     

    방송국의 잘못이 가장 크겠지만, 1980년대까지의 새싹들은 졸지에 일본의 문화식민지 수준으로 일본만화영화에 경도되었습니다. 개중에는 일본만화영화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냥 한국만화영화로 오인하는 새싹들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전두환 신군부는 방송통합을 하면서 일본만화영화 방영시간을 축소하라는 지시를 내릴 정도였습니다. 쿠데타 정권의 엉뚱한 애국심의 발로였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한국만화영화의 자생의 길이 열린 셈이었습니다.

     

    김국환의 은하철도 999’ost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 따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아예 만화영화의 ost도 그대로 베껴서 한국인이 작사, 작곡을 한 것인 양 불렀습니다. ‘마징가 제트그레이트 마징가’, 들장미 소녀 캔디등의 ost는 가사만 번역해서 그대로 한국인이 불렀습니다. 지금도 이들 노래가 담긴 유투브를 보다 보면 댓글에서 한국을 비난하는 일본인들의 댓글이 간혹 달립니다. 왜 도둑질은 당시의 어른들이 했는데, 왜 그리도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정말이지 표절을 했던 당시의 어른들이 그렇게도 미울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김국환의 은하철도 999’ost는 원작의 ost를 부른 사사키 이사오의 그것보다 더 구슬프고 간절하게 감정을 실어서 부른 역작입니다. 베끼더라도 통째로 베끼는 것과 일부를 베끼는 것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차이는 있고, 원작만화영화는 베끼더라도 그나마 ost는 베끼지 않은 것이 체면은 차려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베끼는 수준을 벗어나려는 미약한 노력이 쌓여서 문화국가의 초석이 되는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5O0xzDpV_A

     

     

    1990년대 후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문화 전면개방을 내세웠을 때, 일본의 문화식민지를 자초한다면서 맹렬히 비난했던 사람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일본의 대중문화업계 사람들이 한국을 무수히 방문하면서 영업활동을 열심히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 현재 일본의 대중문화는 한국의 그것에 밀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드라마가 일본판 넷플릭스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 한국의 아이돌이 일본에서 선충적인 인기를 끄는 것 등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닙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입니다. 일본의 혐한이라는 정서는 한국을 부러워하고, 한국을 질투하는 정서의 발로입니다. 과거 일본 베끼기를 열심히 했던 한국에 대하여 일본인들은 일관하여 무시하고 무관심했던 사실을 반추해보면, 한국인의 저력이 새삼 자랑스럽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일본을 무시하는 몇 안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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