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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민의 이 노래 : ‘결혼기념일의 노래’>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5. 2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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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록제조기로 불리는 오스카 와일드는 예술지상주의(Art for art's sake)를 자신의 작품의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당시에는 제법 관심을 끌었지만, 지금은 예술지상주의는 슬프게도 거의 잊혀진 존재입니다. 그런데 적어도 ‘00지상주의라는 문구는 아직도 상투적으로 쓰이고 있으니, 이 점에 한해서는 후세인들은 오스카 와일드에게 빚을 지고 있는 셈입니다.

     

    ‘00지상주의중에서 대중가요는 확실하게 그 대표격으로 대중가요의 주제는 남인수의 애수의 소야곡이나 이난영의 해조곡이 불리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사랑지상주의로 일관했습니다. 대중가요에서 사랑을 빼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사랑의 의미도 변하기 마련입니다. 과거에는 이 세상에서 사랑만으로 사람들이 사는 것처럼 대중가요의 가사가 사랑을 투영했지만, 지금은 솔직한 감성을 쿨하게 그리는 것이 오히려 더 많습니다. 실은 과거 대중가요 속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오글거리고 뭔가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사랑과 이별은 아마도 대중가요의 주제나 소재의 절반을 확실하게 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서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의 엔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한국 대중가요에서 무척이나 재미있는 것이 대중가요 속에서 이별에 대한 것은 있어도 이혼에 대한 것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공해수준으로 사랑이 많아도 정작 결혼에 대한 것은 그리 많지가 않다는 점입니다. 참으로 신기합니다.

     

    홍민의 결혼기념일의 노래는 그래서 더욱 신기합니다. 이 노래는 하수영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와 무척이나 닮았습니다. 노래를 부른 가수들이 저음의 매력적인 음성으로 잔잔한 곡조로 노래를 불렀다는 점, 노래가사가 요즘의 시각으로 보면 오글거린다는 느낌이 절로 들 정도로 사랑에 목을 매고 있다는 점, 요즘에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점 등이 닮음꼴입니다.

     

    이별과 이혼이 차고 넘치는 시대에 홍민의 결혼기념일의 노래는 뭔가 아재틱한 느낌이 물씬 납니다. 더욱이 결혼률 자체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출산률이 급전직하 하는 세태 속에서 먼 이국의 이야기같다는 느낌마저 들기도 합니다. 굳이 추억의 보정효과를 들먹일 필요도 없습니다. 옛날이 무조건 좋을 수도 없지만, 적어도 이 노래가 발표된 1980년대는 단칸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더라도 열심히 살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혼이 요즘처럼 남발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련한 추억을 부르는 이 노래가 애착이 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OfW1KHE_z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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