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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옥분의 이 노래 : ‘재회’>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0. 12. 20. 19:06
남궁옥분 본인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옥분’이라는 이름은 정말 촌스럽습니다. 그러나 요즘 여자아이들에게 ‘옥분’이라는 이름을 짓는 경우는 전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개성이 넘치기는 합니다. 좋든 싫든 ‘남궁’이라는 희귀성에 더하여 흔하지 않은 이름 덕에 남궁옥분은 사람들의 인상에 오래 남는 가수입니다. 남궁옥분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80년대의 건전가요시대입니다. 1980년대를 기억하는 분들은 테이프나 음반에 ‘건전가요’가 의무적으로 삽입되던 시대를 기억할 것입니다. 내 앨범을 내가 내는데, 꼭 ‘아 대한민국’이나 ‘시장에 가면’ 등의 일명 ‘건전가요’가 꼭 등장시켜야 했습니다. 건전가요 자체는 박정희 정부시절부터 시작되었지만, 전두환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회정화니 건전의식함양 등의 이상한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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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의 이 노래 : ‘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0. 12. 20. 01:24
가수들 중에서 자신이 부른 노래와 가수 자신의 운명이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차중락은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처럼 낙엽이 떨어지는 시기에 운명을 달리했고, 김정호는 ‘님’의 절절한 가사 ‘간다. 간다. 나는 간다.’처럼 님을 두고 먼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가 하면 조지 마이클은 자신의 빅히트곡 ‘Last Christmas'처럼 크리스마스에 세상을 떴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노래는 우연에 가깝습니다. 호사가들이 억지로 갖다붙인 것이라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그러나 송창식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자신의 인생관과 일치하고, 실제로 그가 살았던 인생여정과도 일치하는 노래입니다. 가요나 팝은 대부분 작곡가가 주목을 받습니다. 물론 노래에서 작곡이 작사보다 더 비중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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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일을 키운 사람들>7080 코미디언/7080 남자코미디언 2020. 12. 9. 15:22
1980년은 우리 현대사의 아픔인 5.18이 있는 해이지만, 나에게는 이주일이라는 큰 코미디언을 만난 해이기도 했다. 그 해 만난 이주일에 대한 신선한 충격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근 20년이 된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은 올드보이 정도만 기억을 하겠지만, 당시 TBC에 ‘토요일이다. 전원출발!’이라는 코미디프로그램이 있었다. 거기에서 이주일을 만났다. 당시에는 이름을 모르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정확하게 이름을 안 ‘수지 큐’라는 반주에 맞춘 이주일의 오리걸음이 대박이었고, 빠진 앞머리를 흩날리면서 내뱉는 엉뚱한 소리에 하루종일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자기 눈을 까뒤집으면서 ‘운명하셨습니다.’를 연발하는 엉뚱함에 배꼽을 잡고 웃었다. 당시 나는 대전에서 살았는데, 문제의 TBC는 볼 수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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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는 왜 망했을까?>7080 이야기거리 2020. 12. 8. 15:30
내가 마지막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을 본 것은 근 30년 전인 1990년경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고 김광환 씨가 진행하던 '쇼 비디오쟈키'가 내가 보던 마지막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다. 그 이후 서경석, 김윤석 씨가 출연했던 '웃으면 복이 와요'도 가끔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보기는 했지만 원해서 본 것은 아니었다. 혹자는 내가 코미디언을 무시하거나 비하해서 그런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비하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늘이 내린 끼가 충만한 사람으로 보통사람보다 유능한 사람이라고 확신을 한다. 실은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는 유재석 씨 등 코미디언은 하늘이 내린 입담과 재기가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예능감이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코미디를 안 봤을까? 그것은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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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월의 이 노래 : '오, 잠깐만'>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0. 12. 8. 14:23
유행가가 히트하려면 첫째, 노래가 좋아야 한다. 둘째, 가수가 잘 불러야 한다, 라는 공식을 충족해야 한다. 그리고 셋째, 시류에 맞아야 하며, 넷째, 가수의 비주얼이 대중에 호감이 가야한다. 특히 비디오시대가 대세가 된 21세기에는 비디오형의 가수가 특히 중요하다. 물론 김건모나 싸이같은 극히 예외가 있지만, 여성가수가 비주얼을 극복하기는 극히 어렵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TV가 일반화되지 않은 80년대초반까지는 평범한 외모라 할지라도 비주얼이 출중하면 가수로서 성공할 수 있었다.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를 부른 한명숙이 그랬고, '진정 난 몰랐네'를 부른 임희숙은 그저 그런 외모로도 대성공 할 수 있었지만, 그건 그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이라면 그냥 밤무대에서만 묻힐 외모다. 전국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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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원년프로야구 대전구장 개막전 회고>7080 이야기거리 2020. 12. 5. 22:11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욥기의 말은 성경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국민스포츠 프로야구의 출범도 딱 그랬다. 서울공화국 한국에서는 언제나 서울중심이기 마련이지만, 프로야구는 서울에서만 열리는 것이 아니었다. 대전에서도 프로야구가 열렸다. 그런데 대전구장의 보수문제로 초여름인 1982년 6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열렸다. 그 날의 추억은 아직도 새롭다. 이제는 사라진 삼미슈퍼스타즈와 OB베어스가 시합을 치렀다. 왕년의 홈런왕 김우열이 홈런을 치는 등 OB베어스는 넉넉하게 이겼다. 그 해에 삼미슈퍼스타즈는 단 한번도 OB베어스를 이기지 못했다. 그냥 동네북이 삼미슈퍼스타즈였다. TV에서만 보던 윤동균, 양세종, 구천서, 신경식 등을 보았다. 신경식이 경기가 끝나고 진상을 피우는 바람에 아직도 신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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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합섬 '유애자' 선수의 반가운 재회>7080 이야기거리 2020. 12. 5. 09:30
1984년 봄이었다. 우연히 관람료를 공짜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대통령배 배구, 일명 '백구의 대제전'이 열린다는 소리를 듣고 한번 가볼까 하다가 경품까지 덤으로 준다는 소식까지 듣고는 아무 생각이 없이 버스를 타고 대전 부사동 충무체육관으로 갔다. 당시에는 여자부 먼저 하고 다음에 남자부가 했다. 그 날, 문제의 한일합섬 유애자 선수를 봤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있었지만, 미모가 두드러지고 키가 훌쩍 큰 유애자 선수가 눈에 쏙 들어왔다. 내 주위에는 늙수구레한 아재들이 있었는데, 술이 불콰한 상태에서 경기는 뒷전이고 큰소리로, "유애자 화이팅! 얼른 이기고 시집 가야재!" 하면서 유애자 선수만을 응원하였다. 배구는 단체경기라 팀을 응원하는 것임에도 아재들은 오로지 유애자 선수만을 응원했다. 이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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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서를 아시나요?>7080 코미디언/7080 남자코미디언 2020. 12. 1. 15:11
‘전국노래자랑’의 명MC 송해 옹을 두고 꼭 ‘송해 군’이라 불렀던 사람이 있었다. 그가 바로 ‘막둥이’ 구봉서다. 지금은 올드보이 외에 거의 기억하는 사람이 없지만, 젊어서의 구봉서는 그야 말로 ‘팔방미인’ 그 자체인 사람이다. 코미디언으로 말년에는 유명했지만 젊어서는 주연급 영화배우로 무수히 많은 영화에 출연을 했다. 노래실력도 수준급이었다. 그러다가 코미디언으로 정착해서는 말년까지 원로 코미디언으로 지냈는데, 지금의 왕고참 연예인인 송해보다 1년 연장자가 구봉서다. 과거 70년대까지는 자기보다 연하자에게는 ‘아무개 군’이나 ‘아무개 양’으로 부르는 풍습이 있었는데, 구봉서는 자기보다 연하자인 당대의 명 코미디언 곽규석에게 ‘곽규석 군’으로 불렀고, 후배인 서영춘에게도 꼭 ‘서영춘 군’이라 불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