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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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의 이 노래 : ‘가나다라’>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4. 22. 01:58
송창식은 언제나 도인(道人)을 연상하게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연예인들이 돈을 벌면 언제나 서울의 중심부로 이전하여 살았음에 반하여, 그는 시골로 더 시골로 이전하여 속세를 벗어나려는 기이한 행동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두 팔을 벌리고 하회탈같은 해맑은 웃음으로 입을 크게 벌리면서 열창을 하는 모습은 인기를 좇아 유행가를 띄우려 목을 메는 여느 가수와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의 독특한 인생관에서 기인했는지 아니면 그의 독특한 취향이 창작의 원천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바로 이 노래 ‘가나다라’를 작사, 작곡하였고, 그리고 노래까지 불렀습니다. 평범한 작사가나 작곡가는 절대로 발상할 수 없는 개성만점의 노래가 바로 ‘가나다라’입니다. 후렴구의 감탄사 ‘으헤 으헤 으허허’도 한국 가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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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희의 이 노래 : ‘왜 돌아보오’>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4. 15. 04:06
개그코드 중에 ‘자학개그’가 있습니다. ‘에구 죽으면 늙어야지.’, ‘내가 미친놈이야.’ 이런 부류의 자학개그는 과거 1960년대부터 각종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단골소재로 무수히 등장했음에도, 코미디가 개그라는 말로 슬며시 변하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마치 신종 개그코드인 양 오해를 받았습니다. 실은 바보개그, 호통개그 등과 더불어 자학개그는 족보가 오래된 개그코드입니다. 자학개그가 오래된 전통(?)을 지닌 것은 자학이란 감정은 누구나 공감하는 감정이기 때문에, 개그코드로도 쉽게 안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고해입니다. 그래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학은 대부분의 사람이 느끼는 심정입니다. 자학의 반대인 자기애도 실은 자학을 숨기려는 의도가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살이란 자학의 극단입니다. 에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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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의 이 노래 : ‘소녀’>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4. 9. 16:46
유행가는 인생살이처럼 점진적 변화를 거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유행가도 어느 날 갑자기 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멀리서 보면 연도별로, 그리고 시대별로 변하는 것을 확연히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행가를 연구하는 분들 거의 절대다수가 연도별, 그리고 시대별 구분을 합니다. 이문세는, 시대를 풍미한 대형가수라는 점 외에도, 가요사에 있어서 특별한 구분점을 만들었습니다. 1980년대 중후반까지 한국 대중가요는 리듬의 기저에 트로트가 깔려있는 이른바 ‘뽕끼’를 완전하게 배제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에 트로트를 선호하는 감성이 짙에 깔려있기에 ‘뽕끼’를 배제한다는 것은 가요관계자에게는 일종의 모험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중후반을 석권한 이문세에 이르러 뽕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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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의 이 노래 : ‘지금은 알 수 없어’>7080 가수 2023. 4. 8. 01:57
송무백열(松茂栢悅)이라는 한자성어가 있습니다. 친구가 잘되면 기뻐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친구가 잘되면 기뻐하는 마음도 있지만,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넘어 배가 아픈 감정도 악마처럼 또아리를 틀고 나옵니다. 오만가지 복합감정을 느끼는 것이 사람의 실체입니다. 같은 록밴드 멤버사이라고 다를 리가 없습니다. 1992년은 록그룹 ‘시나위’ 출신의 서태지와 김종서가 모두 대박을 친 해였습니다. 연초에 둘은 어금지금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서태지가 ‘난 알아요’를 들고나와 대박을 넘어 초대박을 쳤습니다. 후일 ‘문화대통령’이라는 칭송까지 들을 정도로 초대박을 친 앨범이었습니다. ‘서태지 신드롬’이라는 말이 밤하늘의 별처럼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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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자의 이 노래 : ‘무인도’>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4. 5. 14:20
무인도는 어제도 무인도, 오늘도 무인도, 그리고 내일도 무인도입니다. 말장난같은 소리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축된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무인도는 사람의 때가 타지 않은 곳이기에, 자연에 동화되어 마음껏 누릴 수 있습니다. 푸른 파도를 보면서 해방감을 느끼고, 갈매기를 보면서 푸른 하늘을 비상하는 자아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다에 뛰어들어 자연이 주는 청량감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입니다. 무인도에서는 스타벅스커피의 풍취를 느낄 수 없습니다. 간혹 땡기는 피자도, 족발도, 삼겹살도 접할 수 없습니다. 시덥지 않은 TV를 보면서 멍때릴 수도 없습니다. 비가 오면 쫄딱 비를 맞아야 하며, 매서운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추위라는 고통을 감내도 해야 합니다. 폭설을 넘어 눈폭풍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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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한 개새끼, 그리고 신해철의 ‘안녕’>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3. 25. 01:24
빅히트했던 드라마 ‘더 글로리’가 발굴(!)한 말은 단연 ‘나이스한 개새끼’입니다. 막상 꼬집어서 표현하기는 정말로 어렵지만, 누구나 실제로 본 적이 있고 현실에서도 인정하는 부류의 인물군을 적확하게 표현한 말이 바로 ‘나이스한 개새끼’입니다. 세련된 외모, 깍듯한 매너, 그리고 정제된 언어로 무장하고 있지만, 인간미는 떨어지고 냉정한 부류의 인물군이 바로 ‘나이스한 개새끼’입니다. 친절이 몸에 배었지만, 기계적이고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다분히 가식이 묻어있는 사람에게 우리는 친밀감을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UtUilW2ktYc 水至淸卽 水無魚(물이 지극히 맑으면 물고기가 없다) 우리의 속담도 ‘나이스한 개새끼’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설명합니다.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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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의 이 노래 : ‘사랑일뿐야’>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3. 18. 16:39
명경! 세상에 거울처럼 두려운 물건이 다신들 있을 수 있을까? 인간 비극은 거울이 발명되면서 비롯했고, 인류 문화의 근원은 거울에서 출발했다고 하면 나의 지나친 억설(臆說) 일까? 백 번 놀라도 유부족(猶不足)일 거울의 요술을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일상으로 대하게 되었다는 것은 또 얼마나 가경(可驚)할 일인가? 고 정비석 작가의 ‘산정무한’은 한국을 대표하는 수필입니다. 명문 중의 명문이고, 역대급 미문입니다. 지금 보면, 한자어투가 생경하기는 하지만, 유려한 문장으로 이어지는 신들린 듯한 빼어난 풍경의 묘사는 탄성을 저절로 자아냅니다. 그런데 정비석 작가의 명경대에 대한 묘사가 유독 꽂히는 것은 명경대라는 거울로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비교질’이라는 악마를 생생하게 묘사한 것입니다. 비교라는 인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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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의 이 노래 : ‘아득히 먼 곳’>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3. 12. 03:00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올드보이라면 누구나 아는 ‘전우야 잘 자라’라는 현인의 히트곡입니다. 이 노래는 무려 6.25동란 때 히트한 노래입니다. 전장의 급박한 상황에서도 유행가는 발표되는 것을 넘어 히트도 된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유행가의 강인한 생명력을 증명하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일제강점기는 물론 유신체제하에서도, 그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서도 어김이 없이 유행가는 발표가 되었고 히트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행가의 강인한 생명력은 대중이 유행가를 흥얼거리는 것을 넘어 가사의 내용을 자신의 일부로 동화했다거나 리듬을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체화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합니다. 그 과정은 다양합니다. 유행가를 듣자마자 꽂힐 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