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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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의 이 노래 : ‘제주도 푸른 밤’>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1. 13. 01:38
고교시절에 면암 최익현의 유한라산기(遊漢拏山記)를 배웠습니다. 이 글이 씌어진 시기는 지금부터 150년이 채 되지 않았던 때인데, 그 내용 중에서 인상적인 대목이 ‘한라산 정상에 선녀가 노닌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선녀라는 말 자체가 허황된 말이지만, 최익현이 활동했던 고종시대만 하더라도 선녀니 옥황상제니 하는 존재를 소박한 백성들이 확신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에도 제주도의 경관 자체는 엄청나게 수려했다는 최익현의 감탄은 변함이 없습니다. 실은 그것은 제주도의 영원한 가치이자 본질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이야 청주공항이 생겨서 대전에서 제주도를 가기가 쉬워졌지만, 예전에는 목포까지 차를 타고 뱃길로 가거나 광주까지 차로 이동한 후에 비행기편으로 제주도로 가야 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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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희의 이 노래 : ‘시랑의 미로’>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4. 1. 7. 18:39
인생은 누구에게나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시작과 끝이 모호합니다. 이게 사랑인지 아닌지 막연한 경우도 있고, 지나고 보니 사랑으로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생은 생존 중에 존재하는 것이지만, 사랑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으며 그 실체도 불분명합니다. 그래서 사랑은 작사가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무수히 많은 의미부여가 가능합니다. 모호하기에, 그리고 정답이 명확한 것이 아니기에, 역설적으로 무수히 많은 대중가요의 가사로 써먹을 수 있습니다. 최진희의 이 노래 제목처럼 미로와 같다고 볼 수도 있고, 현철의 노래처럼 ‘얄미운 나비’와 같을 수도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dgeLYKd9gA 나에게는 무쇠와 같이 단단한 사랑이었건만, 상대방에게는 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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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관의 ‘명동나그네’, 그리고 명동의 어제와 오늘>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12. 31. 19:20
미국프로야구(MLB)에서 존재하는 ‘2년차 징크스(Sophomore jinx)’라는 것이 있습니다. 해당 선수의 데뷔년도는 소속 구단 외 다른 구단에서 정확한 데이터가 없기에 빼어난 활약을 할 수 있었지만, 2년차가 되면서 해당 선수의 약점이 누적되고 이를 다른 구단이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공략하면서 해당 선수가 부진에 빠진 경우를 지칭하는 징크스를 말합니다. 스포츠란 나도 상대를 연구하지만, 상대도 나를 연구한다는 정글같은 냉정한 사실을 직접적으로 방증하는 징크스를 언급할 때 바로 이 2년차 징크스를 언급합니다. 가수들에게는 2년차 징크스를 언급하는 것이 기본적으로는 부적절합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프로스포츠선수들과 가수들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맥상통하는 점이 존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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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봉의 이 노래 :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12. 30. 01:48
‘궁정동의 여인’ 심수봉은 인생 자체가 소설이자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대학가요제 출품곡 ‘그때 그 사람’은 심수봉 본인의 대표곡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용이 되었습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분답게 ‘그때 그 사람’도 사연이 파란만장합니다. 대학가요제에서는 정작 입상도 하지 못했던 곡, ‘그때 그 사람’은 그 어떤 입상곡 못지않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아직까지도 심수봉의 대표곡이기도 합니다. 입상곡이 아니면서 이렇게까지 폭발한 곡은 ‘그때 그 사람’이 유일합니다. 1978년 대학가요제를 본 기억이 있는 분들은 여대생이라기보다는 직장여성처럼 보이는 심민경(당시 심수봉의 본명)이 피아노를 치면서 트로트곡인 ‘그때 그 사람’을 열창하는 장면을 기억할 것입니다. 당시 대학가요제는 시청률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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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의 이 노래 : ‘내 마음 별과 같이’>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12. 16. 19:56
1980년대를 대표했던 인기 팝송DJ 겸 PD였던 ‘두 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의 진행자 김기덕이 방송 중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팝송을 오랜 기간 소개했던 DJ인 저는 실은 술자리에서는 트로트곡을 부릅니다. 나이를 먹고 따라부르기 편한 부담없는 트로트곡이 딱입니다. 의외의 멘트라 방송을 들으면서 깜짝 놀란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MBC FM라디오의 팝송DJ의 간판으로 군림했던 사람이 의외로 트로트곡을 애창한다니 무척이나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해가 됐습니다. 원래 트로트곡이란 따라부르기 딱인 리듬이 본질적 속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시그날송과 같은 ‘부산갈매기’의 원곡 가수인 문성재가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부산갈매기’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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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의 이 노래 : ‘겨울비’>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12. 16. 05:38
언제부터 쓰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체감온도라는 말은 인간이 느끼는 온도를 적절하게 표현합니다. 온도가 낮아도 바람이 쎄게 불면 엄청나게 추위를 느끼지만, 반대로 바람이 불지 않으면 버틸 만합니다. 과학의 힘으로 조선시대, 고려시대의 온도와 강수량을 확인할 수 있어도 체감온도만큼은 쉽게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체감온도라는 것의 실체는 현실에서 바람과 비 때문에 절절하게 ‘체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겨울비가 내리는 날은 실제로는 영상이지만, 체감온도는 대부분 영하입니다. 그때 느끼는 온도는 살아있는 인간만이 느끼기 때문입니다. 엉뚱하기는 하지만, 체감온도로 느끼는 추위가 매운 탓인지 겨울비를 소재로 한 대중가요(팝송도 마찬가지!)는 대부분 이별, 그리움, 외로움 등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강도를 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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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의 이 노래 : ‘연가’>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12. 10. 19:36
1996. 12. 26. 헌법재판소 판결(96헌가18)은 주세법상 ‘자도소주 우선주의’ 내지 ‘1도 1사(소주회사)’의 규정이 위헌이라는 획기적인 판결이었습니다. 주세법상의 ‘1도1사’의 규정이란, 1970년대 초반에 ‘막소주’라 불리는 저가의 소주를 제조하는 소주회사들이 너무나도 난립하고 있기에, 정부가 주도하여 소주회사들의 통폐합정책을 추진하고 소주용주정의 배정을 정부가 통제하는 제도를 도입한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법리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그 판결은 참으로 재미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 암울했다던 유신헌법의 시기에도 당시를 살았던 한국인들은 소주를, 나아가 모든 술을 너무나도 사랑했다는 사실입니다, 소주회사가 장사가 되지 않았다면 주세법을 통한 인위적인 통제정책을 쓸 리가 만무합니다.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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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옥분의 이 노래 : ‘서로 믿는 우리 마음’>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12. 8. 21:23
생전에 DJ로 명성이 높았던 고 이종환은 사석에서는 입이 걸기로 유명했습니다. 물론 그 거친 입이 일정 부분이 애정이 담겨 있기는 했습니다. 이종환이 남궁옥분을 촌평한 말이 꽤나 유명했습니다. ‘저 x이 꽤나 노래를 잘한다. 생긴 건 전혀 가수 같지가 않은데 묘하게 맑은 소리가 매력이 있다!’ 가수를 보는 눈이 정확하고 실제로 유명 가수를 꽤나 많이 발굴했던 이종환의 눈은 남궁옥분을 보는 눈도 정확했습니다. 남궁옥분은 이종환이 봤던 그 컨셉을 무려 40년이 넘게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남궁옥분의 맑고 단아한 목소리는 성인가요인 대중가요의 컨셉에는 뭔가 맞지 않습니다. 동요라면 맑고 단조롭고 깨끗한 풍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성인가요는 남녀 간의 애정이나 회한, 그리고 인생의 굴곡과 신산이 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