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가수
-
<현철의 이 노래 :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10. 28. 19:24
‘헤어지면 그리웁고 만나면 시들하는 몹쓸 것 이내 심사’로 시작하는 고 남인수의 ‘청춘고백’이 불리던 시대부터 아이돌이 대세인 현재까지 오랜 세월 사랑은 유행가의 화수분 같은 테마였습니다. 다른 나라도 사랑이 주요 테마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만, 유달리 한국은 오매불망 ‘사랑뽕’이었습니다. 혹자는 이를 일러 ‘사랑공해’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유행가에 ‘사랑뽕’이 과도한지 그 누구도 설명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도 모른 채, 실은 누구도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대중가요는 사랑과 미움, 헤어짐, 그리고 후회와 눈물 등을 대충 섞은 채로 뚝딱뚝딱 공장에서 만든 공산품처럼 만들어져 왔습니다. 현실에서 사랑의 형체는 실은 천태만상입니다. 그 현실을 반영하여 조바심이 가득한 몰래사랑과 한숨이 뒤섞..
-
<김창완의 이 노래 : ‘산할아버지’>7080 가수 2023. 10. 28. 00:38
피프티피프티 사태가 세상을 놀라게 합니다. 이 사태를 둘러싼 핵심원인은 단연 돈입니다. 노래가 뜨자 막대한 돈이 보였고, 극한상황을 불렀습니다. 노래가 뜨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파국이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잘잘못은 향후에 법정에서 밝혀질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대목이 있습니다. 대중가요가 점점 돈에 광적으로 집착한다는 점입니다. 대형기획사는 ‘뜰 만한’ 아이돌을 모아서 ‘뜰 만한’ 노래만을 만들어 거기에 적합한 ‘뜰 만한’ 의상과 안무를 접합시키는 것이 일종의 공식이 되었습니다. 대중가요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드라마, 영화, 노래 등 대중예술은 전부 그렇습니다. 물론 헐리우드라도 하여 다른 것은 아닙니다. 대중예술이 갈수록 돈의 논리가 지배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오죽하면..
-
<최헌의 이 노래 : ‘오동잎’>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10. 22. 19:08
가을은 낙엽입니다. 낙엽은 쇠락과 소멸의 지경에 이른 생명체를 저절로 연상하게 만듭니다. 동서고금의 문인들은 가을을 조락의 계절로 조명했고, 가을을 통하여 인생을 반추했습니다. 릴케의 ‘가을 날’은 딱 이런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러나 동시에 낙엽은 지는 순간에도 화려한 색채를 뿜어냈습니다. 갈색으로 변해가는 산을 배경으로 낙엽은 자연만이 만들 수 있는 위대한 수채화를 그리곤 했습니다. 그리하여 한국 기행문 역사상 금자탑을 쌓은 정비석 작가의 ‘산정무한’을 낳았습니다. 만학천봉(萬壑千峯)이 한바탕 흐드러지게 웃는 듯, 산색(山色)은 붉은 대로 붉었다. 자세히 보니, 홍만도 아니었다. 청(靑)이 있고, 녹(錄)이 있고, 황(黃)이 있고, 등(登)이 있고, 이를테면 산 전체가 무지개와 같이 복잡한 색소로 구..
-
<그 시절의 ‘자매들’>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10. 15. 02:38
예전에 박세리가 골프로 신드롬을 일으킨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LPGA를 다룬 언론기사가 폭발하였습니다. 그 시기에 미국 LPGA 투어대회에서 우승한 ‘펄 신’이라는 미국교포 선수가 있었습니다. 롱런은 하지 못하고 원히트원더로 선수생활을 마감한 선수지만, 투어대회 우승으로 한국의 국위선양을 했다고 당시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훈장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펄 신’이라는 자모배열이 ‘펄 시스터즈’라는 1970년대 유명 자매가수를 연상케 하였습니다. 아마도 이름에 ‘펄’이라는 것이 들어가서였을 것입니다. ‘펄 시스터즈’의 대표곡 ‘커피 한잔’은 아직도 입가에 맴도는 노래입니다. 신중현 특유의 사이키델릭곡인데,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당시에 엄청난 히트를 했습니다. ‘펄 시스터즈’는 요즘으로 치자면 ..
-
<제3세대의 딱 하나 히트곡 : ‘나 그대 사랑해요’>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10. 7. 16:33
예나 지금이나 연예인에 대한 동경이 큽니다. 그중에서 가수에 대한 부러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히트곡 딱 하나만으로도 부와 명예를 쌓고 때로는 평생을 먹고 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히트라는 것은 실제로는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히트 이전에 무명의 탈피도 어마어마하게 어렵습니다. 그 어느 가수든지 새내기시절이 있기 마련입니다. 새내기시절은 당연히 무명초인생입니다. 그 무명초가 전국적인 유명가수가 되는 길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가수로서의 성공이란 무척이나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중박정도의 히트곡으로 무명을 탈피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무명가수가 유명가수로 되려면 대부분 노래가 떠야 합니다. 그런데 낯선 노래를 반복해서 들어 귀에 익어야 히트가 되는 것인데, 첫 ..
-
<윤시내의 이 노래 : ‘천년’>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10. 2. 16:13
남자는 바지만 있지만, 여자는 바지와 치마가 있습니다. 정장, 하면 누구나 남자는 양복을 연상하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저녁 종합뉴스의 남자 앵커는 양복으로 퉁칠 수 있지만, 여자의 정장은 재킷부터 원피스, 블라우스 등 다양한 연출이 가능합니다. 가수의 무대의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자의 경우에는 재킷 등 정장류와 티셔츠 등으로 연출한 캐쥬얼류로 양분할 수 있는데, 여자는 공주드레스부터 블라우스, 티셔츠, 원피스 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합니다. 1970년대 박정희 정부는 시민생활을 넘어 연예활동의 시시콜콜한 것까지도 간섭을 했습니다. 아이들 도시락에 혼분식을 해라, 치마길이나 머리길이도 짧게 해라, 외래어도 쓰지마라, 이런 류의 일상생활의 규제는 기본이었습니다. 연예활동에 있어서도 황당한 규제는 이어..
-
<조미미의 이 노래 : ‘바다가 육지라면’>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9. 27. 00:27
대부분의 시민은 소설의 본질이 ‘개연성 있는 허구’라고 고교시절에 배운 기억이 어렴풋이 날 것입니다. 허구란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고등생명체라는 사람은 그 거짓말에서 감동과 재미를 느낍니다. 영화도 드라마도 모두 거짓말입니다. 배우의 연기도 거짓말입니다. 뜨거운 사랑이 가사에 담겨있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도 실은 거짓말을 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거짓말인지 알면서도 속는 것을 넘어 감동에 휩싸이고 동화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그 허구속에 바로 나 자신이 투영되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분해서 상황에 몰입하기 때문입니다.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것은 드라마가 설정한 상황에 나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은 드라마적 상황을 소가 닭을 보듯이..
-
<‘영원한 동안 오빠’ 전영록, 그리고 ‘불티’>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9. 16. 15:40
세월이 흐르면 강산만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말이라도 그 의미가 변하기도 합니다. 이를 예전 고교시절에 어의전성(語義轉成)이라고 배웠습니다. 요즘 쓰이는 ‘동안(童顔)’이 새로운 유형의 어의전성이 아닌가 합니다. 과거 1980년대까지는 동안이라 하면 사전적 의미 그대로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인다는 의미로 쓰였기에, 칭찬과 부러움이 담긴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2023년 현재 동안의 의미는 동안이라 말하는 당사자의 착각, 그리고 상대방의 조롱과 비아냥의 의미가 묻어있습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1980년대 20대 후반은 지금은 거의 40대 중후반으로 보일 정도로 사람들의 전반적인 외모 자체가 어려보이기 때문입니다. 너도 어려보이고, 나도 어려보이기에 동안이 아닌 사람이 드물다는 현실의 반영입니다. 외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