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가수
-
<이‘해’리의 ‘들꽃처럼’부터 이‘혜’리의 ‘아이 좋아라’>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4. 3. 8. 23:11
서양식 이름은 한국식 이름과 달리 대부분 미들 네임이 있습니다. 나라나 민족에 따라 부모의 성이나 이름을 넣는 경우도 있고, 그냥 이름만 넣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미들 네임 자체는 서양 대부분의 나라가 사용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서양식 작명과 한국식 작명에서 공통적인 것은 여자의 이름 가짓수가 남자에 비하여 적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고교 영문법을 배울 때, 여학생 이름을 가지고 작성된 예문, 가령, 여학생 이름이 동명이인인 경우에 ‘Marys(Mary라는 이름을 가진 여학생이 복수인 경우)’와 같이 이름 뒤에 s를 그냥 붙여서 쓴다는 것이 기억납니다. 1980년대 대학가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의 동명이인이 많다는 점을 착안하여 지금은 사라진 전화번호부 책자에서 ‘이순자’로..
-
<가위 바위 보의 이 노래 : ‘내 님(feat. ’대학가요제’>7080 가수 2024. 3. 2. 21:49
오래전에 영어회화를 가르쳤던 미국인 여교수님이 했던 일련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 교수님은 미국의 위스콘신이라는 농업 및 목축업이 주된 산업인 주(실은 촌동네) 출신으로, 특이하게 한국어와 영어 모두 능통했습니다. 그래서 수강생이 못 알아들으면 한국어로 설명하곤 했습니다. 한국인 대학생이 못알아들을까봐 ‘두엄’과 ‘퇴비’를 한국어로 설명하던 장면에서 저를 포함한 한국인 대학생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토종 미국인이 ‘두엄(manure)’과 ‘퇴비(compost)’를 안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영어를 꽤나 잘하는 사람이라도 ‘두엄(manure)’과 ‘퇴비(compost)’는 잘 알지 못했기에, 교수님이 친절하게 설명한 것이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미국에서도 인삼농사를 ..
-
<박인희의 이 노래 : ‘세월이 가면’>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4. 2. 25. 20:15
Ars longa vita brevis 문학이니 예술이니 하는 말과 무관하게 사는 분들이라도 박인환의 유작시 ‘세월이 가면’을 들으면 뭔가 가슴이 뭉클하고 정제되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시인이란 가슴을 시리게 만드는 요술을 부리는 사람입니다. 또한 시인은 가슴 속에 침잠된 사랑과 낭만을 깨우는 텔레파시를 끊임없이 보내는 사람입니다. 그런 감성은 세월이 지나도 격세유전을 하면서 후대에도 이어집니다. 박인환 시인이 고인이 된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세월이 가면’을 보거나 듣거나 관계없이 영혼이 깨는 것을 저절로 느낍니다. 그래서 예술은 길고 예술은 짧다Ars longa vita brevis)는 가르침이 수 천년이 지나도 공감을 받나 봅니다. 박인희는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자연 그대로..
-
<이상우의 이 노래 : ‘슬픈 그림같은 사랑’>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2. 23. 21:10
세월무상이라는 말은 신촌상가와 이대상가를 두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과거 이 두 곳은 전국적인 핫플레이스였습니다. 유행의 선도지였습니다. 이랜드의 신화가 이대앞 상가에서 시작된 것은 식상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과거에는 나이트클럽 등 유흥가로도 명성(!)이 높았습니다. 서울에서 좀 놀았다 싶은 사람들 중에서 이태원과 신촌을 섭렵하지 않은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슬픈 그림같은 사랑’이라는 발라드 곡으로 시작하여 노래, 연기, 모델 등 만능엔터테이너 이상우의 뜻밖의 봉변(!)을 겪은 곳이 신촌의 어느 나이트클럽이라는 것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일화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으므로, 흥미를 돋구는 차원에서 폭로(?)를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
-
<이정선의 이 노래 : ‘산사람’>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2. 17. 11:19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산은 있습니다. 심지어 분지 지형인 대전에서도 야산 수준인 보문산과 식장산이 있으며, 같은 분지 지형인 대구에서도 팔공산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누구든지 한국에서 자라면서 산을 보게 됩니다. 산을 보면 오르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본능차원이라면 반발이 있을 수 있으나, 호기심의 영역이라면 누구든지 수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산에 가면 맑은 공기와 산이 주는 포근함이 있습니다. 물론 곤충과 오르기까지의 고단함이라는 복병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렇게나 흔한 산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대중가요 자체가 인간의 서정성을 바탕으로 한 창작곡이라는 점을 반영하더라도 이렇게나 흔한 산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가 없다는 것은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언제나 ..
-
<최성수의 이 노래 : ‘기쁜 우리 사랑은’>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2. 12. 15:21
누구나 학창시절에 이태백의 한시를 배웁니다. 그런데 이태백의 기발한 발상과 세상을 초연한 신선과 같은 풍모가 그려지는 시상의 전개는 평생 잊혀지지 않습니다. 괜히 그를 시선(詩仙)이라 호칭한 것이 아닙니다. 이태백의 한시는 걸작의 연속이지만, 그 중에서 딱 하나만을 선택할 수 있다면, 바로 이 산중문답(山中問答)의 이 구절입니다. 시대를 초월하여 무수한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준 구절이기도 합니다. 問余何事棲碧山 (왜 푸른 산에 사냐고 묻는다면) 笑而不答心自閑 (웃을 뿐 답은 안 해도 마음은 저절로 한가하구나) 왜 사냐는 질문은 살아 있는 한, 푸른 산, 즉 자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시에 살아도 받을 수 있는 질문입니다. 사람이 왜 사는가는 철학자뿐만 아니라 범부(凡夫)도 물을 수 있지만, 그 누구도 명..
-
<현숙의 이 노래 : ‘타국에 계신 아빠에게’>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4. 2. 10. 23:52
유행가는 대표적인 대중예술로서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대중가요는 곡중 자아의 서정을 노래로 표현하고 간접적으로 곡의 소재로 쓰이는 것이 보통인데 반하여, 현숙의 ‘타국에 계신 아빠에게’는 1970년대말 한국의 경제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는 이례적인 곡입니다. 당시 한국은 개발도상국이던 박정희 정부 시절로 외화벌이에 국가역량이 몰입된 시기였습니다. 서독에 광부, 간호사를 파견하고, 중동붐을 맞아 건설근로자가 대거 파견되던 시절이었습니다. ‘타국에 계신 아빠에게’는 바로 이 중동에 외화벌이를 떠나 간 남편을 위로하는 내용을 담은, 마치 캠페인송이 연상되는 대중가요입니다. 당시 한국은 ‘총화단결’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정책에 대한 국민의 획일적 수용이 사회적 ..
-
<김트리오의 이 노래 : ‘연안부두’>7080 가수 2024. 2. 7. 20:07
누구나 그렇듯이 대중가요의 소재가 실제로 자기와 이런저런 인연이 닿으면 해당 대중가요는 더욱 정감이 느껴집니다. 아니 해당 대중가요가 정감을 내 몸속으로 불어넣는다는 착각이 듭니다. 삼미 슈퍼스타즈를 거쳐 태평양 돌핀스, 그리고 현 SSG랜더스의 응원가로 확고히 자리잡은 김트리오의 ‘연안부두’는 저에게는 묘한 추억(?)이 있는 장소이자 그런 정감을 느끼게 하는 노래입니다. 제 친구 중에 인하대 공대를 다녔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인하대에서 공대는 먹어준다고 언제나 자부심이 넘치던 친구였는데, 그 자부심 끝에는 항상 연안부두 어시장에서는 광어회를 싸게 먹을 수 있는 비법(!)이 있다는 자랑이 붙어있었습니다. 하도 자랑이 넘치기에, 아주 오래 전에 대학교 수업을 빼먹고 무작정 연안부두로 달려간 적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