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가수/7080 남자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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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과 삼태기의 이 노래 : ‘고려청자’>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7. 24. 16:22
대중가요는 대부분 곡으로 승부를 보며 가사는 부차적인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개중에는 가사가 월등하게 빼어난 것이 있습니다. 송창식의 ‘푸르른 날’이 대표적인 수작인데, 단 한번만 들어봐도 가사가 기가 막히다는 느낌이 팍 들어옵니다. 그렇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시작(詩作)의 능력 하나만 놓고 보면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 서정주가 작사한 곡이 바로 ‘푸르른 날’입니다. ‘푸르른 날’은 곡도 아주 잘 쓴 곡이지만, 가사 하나만으로도 가요사에 길이 남을 명품 가요입니다. 강병철과 삼태기는 요즘에는 저작권 때문에 전혀 들을 수 없는 메들리곡으로 뜬 중창단으로 지금은 강병철과 삼태기라는 이름 자체가 거의 잊혀졌지만, 이들이 부른 노래 중에 ‘고려청자’라는 발군의 가사가 실린 노래가 있습니다. 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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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의 이 노래 :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7. 21. 12:06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기에, 그 사람과 연령이 유사한 집단도 대동소이한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추억의 보정효과, 즉 과거를 미화하고 그리워하는 사람의 본능이 있어서 자신이 심취했던 시절의 노래를 옹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흘러간 옛 노래’를 맹목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세대를 불문하고 공통적입니다. 그러나 노래 자체를 놓고 보면, 꼭 그렇게 평가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나훈아의 ‘18세 순이’는 나훈아가 아끼는 히트곡이지만, 가사 속의 내용처럼 ‘18세 순이’를 무작정 쫓아다녔다가는 스토커범죄로 감옥에 갈 수도 있습니다. 황금심 등 원로가수들이 부른 ‘나는17살예요’를 요즘 가수가 부르면, 여성단체 등에서 맹렬한 비난을 받기가 십상입니다. 실은 그 이전에 가사 자체가 무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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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의 이 노래 : ‘해변의 여인’>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7. 16. 17:32
코로나19로 세상이 뒤죽박죽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여름하면 바캉스, 바다, 계곡, 야영 등 야외 피서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피서지에서의 추억은 누구든지 갖고 있기 마련입니다. 지금은 해외여행 자유화시대이지만, 1970년대는 해외여행은 아무나 갈 수 없었습니다. 외화낭비라는 이유로 여행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를 했던 시대였습니다. 황당하다고 생각할 분이 있겠지만, 분명한 사실입니다. 아무튼 1970 ~ 80년대 피서지의 대명사는 단연 바다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바다를 소재로 한 대중가요의 압도적 다수가 여름바다입니다. 여름바다에서 파도를 타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마시기도 하지만, 피서지에서 마시는 소주는 단연 꿀맛입니다. 소주가 한잔 거나하게 들어가면 노래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해변에서 알딸딸한 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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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과 나훈아 그 민망한 과거 라이벌의 현재>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7. 6. 14:16
태초에 라이벌이 있었습니다. 그 이름은 남진과 나훈아, 그리고 나훈아와 남진이었습니다. 1970년대에 나훈아와 남진의 라이벌의식은 온 세상이 알아주었고, 그 온도는 정말로 뜨겁다못해 활활 탈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소한 것에서부터 둘은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둘의 인기는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정도로 어금지금이었습니다. 지금 봐도 꽃미남의 남진의 중후하고 매끈한 창법으로 뭇여성의 뜨거운 인기는 화끈하다못해 손이 델 지경이었고, 특유의 꺽는 음과 매력적인 저음, 그리고 날카로운 고음이라는 개성만점의 목소리가 빚어내는 나훈아의 빼어난 노래는 전 국민이 응원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없지만, 1970년대까지는 유명 연예인을 주로 미국의 연예인을 빗대어 ‘한국의 아무개’라는 별칭으로 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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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이 노래 : ‘눈물의 파티’>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6. 24. 14:24
정확한 통계야 있을 리 없겠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대중가요의 소재가 사랑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체감상 그 비율은 아마도 90% 내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사랑은 대중가요 소재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합니다. 사랑과 미움은 동전의 양면이기에, 사랑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는 크게 ‘사랑’을 주제로 한 것과 ‘이별’을 주제로 한 것으로 대별이 됩니다. 전자는 사랑을 느끼기까지의 설렘과 부끄럼, 간절함 등에서부터 뜨거운 사랑을 느끼는 기쁨으로 다시 세분이 되며, 후자는 이별의 고통과 아픔, 차라리 사랑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후회와 번민 등으로 세분이 됩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별이 주제이면서도 대부분의 대중가요는 이별 그 자체의 고통이 주류를 이루고 이별한 당사자의 만남에 대하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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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이 노래 ; ‘하얀 나비’>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6. 22. 15:14
고교시절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배우다가 한국인의 정서가 ‘한(恨)’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같은 교과서에는 삼국유사의 회소곡(會蘇曲) 에피소드를 싣고 있었습니다. 회소곡은 음주가무라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DNA를 설명하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저는 도대체 한국인의 정서가 한인가 아니면 음주가무인가 헷갈렸습니다. 그러나 양자는 얼핏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모순된 것이 아닙니다. 감성이 풍부한 사람은 흥겹게 놀다가도 서러운 일이 있으면 대성통곡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감성이 풍부한 민족입니다. 일본인이 한국인을 대놓고 감정적이라 폄하하지만, 사무라이의 칼날이 무서워서 도무지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 일본인보다 솔직하고 명쾌한 점이 장점이라 봅니다. 우리의 대중가요도 저절로 슬픔이 복받쳐 오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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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eat makes perfect : 이동기의 ‘논개’>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6. 14. 14:29
인생을 살다보면 뭔가 ‘뻘짓’같은 일을 하는 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동기의 ‘논개’에는 ‘몸바쳐서’라는 후크가 정말 많이 등장합니다. 이동기의 ‘논개’를 알고 난 후에 과연 이동기가 이 노래를 부르면서 얼마나 많이 ‘몸바쳐서’라는 가사를 부르는가 궁금해서 그 숫자를 세곤 했는데, 마치 ‘시지프스의 신화’에서 시지프스가 제우스에게 받은 형벌처럼 무수히 반복을 해도 그 숫자가 얼마인지 끝내(실은 아직도!) 잘 몰랐기에 감회가 새로운 노래입니다. 이동기의 ‘논개’를 알게 된 것은 1983년경입니다. 무심코 대학야구를 보다가 당시 대학생들이 ‘몸바쳐서’를 떼창으로 부르면서 ‘응원가’로 바로 이 ‘논개’를 부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당시에 저는 도대체 저 노래는 뭐길래 마르고 닳도록 ‘몸바쳐서’를 반복하는가 의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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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철의 이 노래 : ‘밀양머슴 아리랑’>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6. 13. 17:44
요즘은 ‘7080’이라는 말로 과거 1970년대와 1980년대를 묶어서 같은 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대를 살았던 제 경험으로는 분명히 1970년대와 1980년대는 ‘박정희 시대’와 ‘전두환 시대’라는 대통령의 차이 외에 연예인에 대한 세상의 평가가 달랐던 시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유신으로 상징이 되는 냉혹한 1970년대에서 연예인들은 ‘딴따라’라는 비하적인 멸칭을 받았습니다. 당시의 기억으로도 그리 고질이 아닌 사람들도 연예인은 저질이라는 악담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같은 군사정권이라도 상대적으로 연예인의 활동에 대하여 관대했던 1980년대에는 사람들이 연예인들을 ‘스타’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방송국에서 연예인들을 애지중지하는 것을 누구나 피부로 느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