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가수/7080 남자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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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과 나훈아 그 민망한 과거 라이벌의 현재>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7. 6. 14:16
태초에 라이벌이 있었습니다. 그 이름은 남진과 나훈아, 그리고 나훈아와 남진이었습니다. 1970년대에 나훈아와 남진의 라이벌의식은 온 세상이 알아주었고, 그 온도는 정말로 뜨겁다못해 활활 탈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소한 것에서부터 둘은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둘의 인기는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정도로 어금지금이었습니다. 지금 봐도 꽃미남의 남진의 중후하고 매끈한 창법으로 뭇여성의 뜨거운 인기는 화끈하다못해 손이 델 지경이었고, 특유의 꺽는 음과 매력적인 저음, 그리고 날카로운 고음이라는 개성만점의 목소리가 빚어내는 나훈아의 빼어난 노래는 전 국민이 응원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없지만, 1970년대까지는 유명 연예인을 주로 미국의 연예인을 빗대어 ‘한국의 아무개’라는 별칭으로 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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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이 노래 : ‘눈물의 파티’>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6. 24. 14:24
정확한 통계야 있을 리 없겠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대중가요의 소재가 사랑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체감상 그 비율은 아마도 90% 내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사랑은 대중가요 소재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합니다. 사랑과 미움은 동전의 양면이기에, 사랑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는 크게 ‘사랑’을 주제로 한 것과 ‘이별’을 주제로 한 것으로 대별이 됩니다. 전자는 사랑을 느끼기까지의 설렘과 부끄럼, 간절함 등에서부터 뜨거운 사랑을 느끼는 기쁨으로 다시 세분이 되며, 후자는 이별의 고통과 아픔, 차라리 사랑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후회와 번민 등으로 세분이 됩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별이 주제이면서도 대부분의 대중가요는 이별 그 자체의 고통이 주류를 이루고 이별한 당사자의 만남에 대하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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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이 노래 ; ‘하얀 나비’>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6. 22. 15:14
고교시절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배우다가 한국인의 정서가 ‘한(恨)’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같은 교과서에는 삼국유사의 회소곡(會蘇曲) 에피소드를 싣고 있었습니다. 회소곡은 음주가무라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DNA를 설명하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저는 도대체 한국인의 정서가 한인가 아니면 음주가무인가 헷갈렸습니다. 그러나 양자는 얼핏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모순된 것이 아닙니다. 감성이 풍부한 사람은 흥겹게 놀다가도 서러운 일이 있으면 대성통곡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감성이 풍부한 민족입니다. 일본인이 한국인을 대놓고 감정적이라 폄하하지만, 사무라이의 칼날이 무서워서 도무지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 일본인보다 솔직하고 명쾌한 점이 장점이라 봅니다. 우리의 대중가요도 저절로 슬픔이 복받쳐 오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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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eat makes perfect : 이동기의 ‘논개’>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6. 14. 14:29
인생을 살다보면 뭔가 ‘뻘짓’같은 일을 하는 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동기의 ‘논개’에는 ‘몸바쳐서’라는 후크가 정말 많이 등장합니다. 이동기의 ‘논개’를 알고 난 후에 과연 이동기가 이 노래를 부르면서 얼마나 많이 ‘몸바쳐서’라는 가사를 부르는가 궁금해서 그 숫자를 세곤 했는데, 마치 ‘시지프스의 신화’에서 시지프스가 제우스에게 받은 형벌처럼 무수히 반복을 해도 그 숫자가 얼마인지 끝내(실은 아직도!) 잘 몰랐기에 감회가 새로운 노래입니다. 이동기의 ‘논개’를 알게 된 것은 1983년경입니다. 무심코 대학야구를 보다가 당시 대학생들이 ‘몸바쳐서’를 떼창으로 부르면서 ‘응원가’로 바로 이 ‘논개’를 부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당시에 저는 도대체 저 노래는 뭐길래 마르고 닳도록 ‘몸바쳐서’를 반복하는가 의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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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철의 이 노래 : ‘밀양머슴 아리랑’>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6. 13. 17:44
요즘은 ‘7080’이라는 말로 과거 1970년대와 1980년대를 묶어서 같은 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대를 살았던 제 경험으로는 분명히 1970년대와 1980년대는 ‘박정희 시대’와 ‘전두환 시대’라는 대통령의 차이 외에 연예인에 대한 세상의 평가가 달랐던 시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유신으로 상징이 되는 냉혹한 1970년대에서 연예인들은 ‘딴따라’라는 비하적인 멸칭을 받았습니다. 당시의 기억으로도 그리 고질이 아닌 사람들도 연예인은 저질이라는 악담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같은 군사정권이라도 상대적으로 연예인의 활동에 대하여 관대했던 1980년대에는 사람들이 연예인들을 ‘스타’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방송국에서 연예인들을 애지중지하는 것을 누구나 피부로 느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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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매 이봉환의 이 노래 : ‘우리의 땅’>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6. 8. 11:59
다분히 상식적이기에 오히려 우습기까지 합니다만 가장 정밀하고 빼어난 악기는 바로 사람의 음성입니다. 같은 노래를 이승철과 김태원이 부르면 그 차이를 절절하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곡가인 김태원은 가수 이승철에게 굴욕을 겪었습니다. 전설적인 록그룹 퀸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를 아메리칸 아이돌이라는 미국판 슈퍼스타 케이라는 경연대회 우승자 아담 램버트가 대신했지만, 아무래도 원조인 프레디 머큐리만큼의 카리스마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물론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1980년대를 대표하는 록그룹이라면 송골매를 뺄 수는 없습니다. 송골매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그룹사운드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10대 가수’로 등극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시 송골매의 연주 실력은 그나마 한국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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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스의 이 노래 : ‘연’>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6. 7. 14:15
동물원의 곡 ‘변해가네’에서는 ‘모든 것이 변해가네.’라고 일관되게 부르짖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많은 것이 변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이들의 놀이인 연도 이제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매년 KBS에서는 ‘전국연날리기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코흘리개들은 미술 시간에 연을 만들기도 했고, 문구점에서는 방패연과 가오리연을 팔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연날리기가 절정인 시대는 1970년대입니다. 그래서인지 1979년 옛 TBC에서 ‘젊은이의 가요제’에서 연을 소재로 록그룹 ‘라이너스’는 ‘연’이라는 곡으로 참가하였습니다. 아마도 21세기 현재라면 ‘연’이라는 노래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게임과 휴대폰에 빠진 아이들이 연을 거의 날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거 1970년대 아이들의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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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의 이 노래 : ‘결혼기념일의 노래’>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5. 28. 23:35
어록제조기로 불리는 오스카 와일드는 예술지상주의(Art for art's sake)를 자신의 작품의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당시에는 제법 관심을 끌었지만, 지금은 예술지상주의는 슬프게도 거의 잊혀진 존재입니다. 그런데 적어도 ‘00지상주의’라는 문구는 아직도 상투적으로 쓰이고 있으니, 이 점에 한해서는 후세인들은 오스카 와일드에게 빚을 지고 있는 셈입니다. ‘00지상주의’ 중에서 대중가요는 확실하게 그 대표격으로 대중가요의 주제는 남인수의 ‘애수의 소야곡’이나 이난영의 ‘해조곡’이 불리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사랑지상주의’로 일관했습니다. 대중가요에서 사랑을 빼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사랑의 의미도 변하기 마련입니다. 과거에는 이 세상에서 사랑만으로 사람들이 사는 것처럼 대중가요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