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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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욱을 아시나요?>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1. 9. 17. 11:32
시대가 변하면 꽃미남상(像)도 변하기 마련입니다. 1970년대 꽃미남(당시에는 ‘꽃미남’이라는 말은 잘 쓰이지 않았고 그냥 ‘미남’으로 부르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으로 꼽힌 배우는 KBS의 경우에는 백윤식, 민욱, 이영하, 홍요섭이 있었고, TBC에는 한진희, 노주현이 있었습니다.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MBC는 주연급 배우 중에서 딱히 ‘꽃미남’으로 불릴 만한 배우는 없었습니다. 아무튼 1970년대 ‘전속탤런트제도’에서 민욱은 중후하면서도 블링블링한 외모가 번뜩이는 꽃미남 주연배우였습니다. TBC의 간판인 노주현과 한진희가 멜로물에서 맹활약한 반면에, 민욱은 대하드라마, 시대물 등에서 발군의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KBS가 공영방송인 탓에 상대적으로 멜로물의 비중이 낮은 까닭도 있겠지만, 민욱의 중후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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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평양에선’, 그리고 김병기>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1. 9. 13. 15:47
요즘 국어 교과서에서도 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1980년대까지 시조 장르에서는 반드시 등장하는 시조 작가인 가람 이병기 선생이 계셨습니다. ‘난초와 시조, 그리고 이병기’라고 불릴 정도로 전설적인 인물이었는데, 유려한 언어조탁으로 집필한 그의 시조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누구나 인정하는 거장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생전에 서울대 교수로서도 명성이 높았기에, 가람 이병기 선생을 모르고서는 중고생 시절을 지나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압도적인 명성을 지닌 ‘병기’라는 이름을 능가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지금 평양에선’에서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 역을 열연한 배우 김병기입니다. 김병기는 주로 주조연급으로 KBS에서 맹활약한 타고난 배우입니다. 농촌의 순박한 농부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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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엄니’ 김수미의 어제와 오늘 : 브라운관TV시대에서 OLED TV시대로>7080 배우/7080 여자배우 2021. 8. 7. 09:09
요즘은 여기를 가도, 저기를 가도 1980년에 시작했던 국민드라마 ‘전원일기’를 시청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올드보이들은 과거의 향수를 소환하기에 좋고, 영보이들은 요즘에 보기 힘든 과거드라마를 보면서 이채롭고 신선한 자극을 얻을 수 있어서 좋고, 케이블방송에서는 신규드라마 제작의 비용이 어려운데 고정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어서 좋기에, 즉 누이와 매부를 넘어 시누이까지 좋아서 그런 것입니다. ‘전원일기’는 최불암, 김혜자 부부가 형식상은 주연이지만, 출연배우 모두가 주연인 가족드라마이자 마을드라마입니다. 그래도 ‘전원일기’에서는 주요 출연진은 있으며, 그 중에서 뺄 수 없는 배우가 김수미입니다. ‘일용엄니’에서 ‘국민엄니’로 맹활약한 김수미는 노인특화배우로 아직까지 존재감을 과시하는 명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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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의 비애, 그리고 강민경>7080 배우/7080 여자배우 2021. 7. 14. 09:59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영화를 보는 것도 인생의 일부이므로, 당연히 영화를 보면서도 갖가지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한번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영화가 너무나 후져서 즉시 나갈까 아니면 본전생각이 나서 꾹 눌러참고 다보고 나갈까 진지하게 고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1989년의 일이었는데, 그 영화가 당시 절정이었던 박남정의 인기를 업고 졸속으로 만들었던 거의 괴작에 가까웠던 영화로서 그 제목이 ‘새앙쥐 상륙작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에서 박남정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배우가 강민경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가수가 뜨면 그의 이름을 업고 졸속으로 영화를 만드는 그런 시절의 끝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자막에 등장한 강민경의 이름은 뜬금없이 ‘하제니’였습니다. 강민경은 주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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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한 신사, 그 이름은 노주현>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1. 7. 12. 12:03
여의도 샛강역에서 내리면 바로 접하는 건물이 KBS별관입니다. 과거 TBC의 본사이기도 한 사연이 넘치는 건물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 KBS별관 뒤쪽으로 접한 붉은 색 타일의 빌딩이 있습니다. 여의도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거의 아는 빌딩인데, 바로 그 빌딩의 엘리베이터에서 노주현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벌써 10년도 넘은 시점의 일인데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그 빌딩에는 여의도에서 제법 유명한 일식집이 있는데,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이 자주 출입하는 곳입니다. 그 일식집에 약속이 있었던지 어떤 신사가 엘리베이터 문이 잠기려는 순간에 외부 버튼을 눌러 뒤늦게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그러면서 세련된 목소리로, ‘아, 죄송합니다!’ 하면서 냉큼 엘리베이터에 올랐습니다. 누구든지 경험했던 일이겠지만, 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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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인간 337, 그리고 박상조>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1. 7. 9. 12:12
과거 1980년대까지는 홈드라마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는 당연히 대가족이 등장하여 가족간의 우애를 다루고 세대 간의 애환을 그렸습니다. 실은 이러한 드라마가 가능한 것은 방송국이 슈퍼갑의 시절이었기에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었고, 그래서 각 방송국마다 전속제도라는 것을 두었고, 고참 배우들도 각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 자유로웠던 이유가 컸습니다. 요즘처럼 대가족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드라마와는 시대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현재 종편과 케이블, 나아가 넷플릭스까지 드라마제작의 광풍이 벌어지지만, 단역이나 조역의 비중은 빛의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견연기자는 설 땅이 없어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드라마 자체가 주연위주로 흐르기에 비중이 낮은 조연급은 그냥 빼버리는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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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영달을 아시나요?>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1. 7. 7. 14:17
마영달이라는 이름을 듣고 그 자리에서 누구인가 안다는 사람이면 틀림이 없이 올드보이를 인증하는 것입니다. 마영달의 본명은 이성웅으로 성우 겸 배우로 활약한 사람으로 이미 1999. 2. 10.에 사망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성웅이 마영달로 변신(!)한 것은 지금은 사라진 TBC 드라마 ‘야, 곰례야’의 배역 이름이 마영달인데, 당시 그 배역의 인기가 너무나 뜨거워서 아예 드라마 속 배역이름을 예명으로 바꾼 것입니다. ‘야, 곰례야’는 TBC에서 KBS로 이전하여 인기몰이를 한 ‘달동네’와 국화빵같은 드라마입니다. 실은 두 드라마 작가가 모두 나연숙입니다. 그래서인지 묘하게도 두 드라마에서 모두 서승현이 등장하는데, ‘야, 곰례야’에서는 마영달의 부인으로, ‘달동네’에서는 추송웅의 부인으로 각각 등장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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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꽃미남 한진희를 아시나요?>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1. 6. 11. 11:50
직업상 단역배우나 조연배우를 많이 만났습니다. 그런데 엄청나게 재미있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주연배우가 아닌 단역배우, 조연배우도 모두 주연을 갈망한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입니다. 방송은 언제나 주연배우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출연료나 CF계약금 등의 막대한 수입도 주연배우가 차지하고 양극화가 극심한 동네가 연예계이기에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런 모든 것을 차치하고라도 배우들은 대부분 주연배우를 갈망하는 것이 거의 본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냉정한 것이 드라마와 영화의 캐스팅입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주연배우는 언제나 주연배우로만 캐스팅이 됩니다. 비중이 떨어져도 주조연급으로는 캐스팅이 됩니다. 만년 조연배우, 단역배우가 주연배우로 캐스팅이 되는 경우는 현실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특히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