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가수/7080 남자가수
-
<함중아의 이 노래 : ‘풍문으로 들었소’>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5. 13. 08:37
함중아의 원곡 ‘풍문으로 들었소’는 발표 당시에도 히트했던 곡인데, 한참 후배가수 장기하가 리메이크를 해서 다시 한번 히트한 곡입니다. 특히 장기하 버전의 ‘풍문으로 들었소’는 최민식과 하정우가 열연한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의 OST로 채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도 히트하고 OST도 히트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우스운 감이 있지만, 리메이크는 원곡 자체가 음악성이 뛰어나야 가능합니다. 예민한 감각의 장기하가 ‘풍문으로 들었소’의 가치를 인정했기에, 리메이크를 한 것입니다. 다만, 원곡은 당시 유행했던 락뽕(락에 트로트를 가미한 것)의 분위기였는데, 장기하 버전은 락의 느낌이 물씬 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79PeE8UyEI 풍문..
-
<최성수의 이 노래 : ‘동행’>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5. 6. 15:11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 있나요?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 https://www.youtube.com/watch?v=ejlvHq1Ub_Q 한국 대중가요의 가사 중에서 가장 위대한 가사의 하나로 저는 최성수의 ‘동행’의 바로 이 대목을 꼽습니다. 누군가 나와 같이 함께(사실 이 대목은 ‘같이’와 ‘함께’가 동시에 쓰였기에, ‘대전역전앞’과 같이 중복적인 표현이 반복된 ‘비문’입니다) 울 수 있다는 것은 고통을 함께한다는 것으로서, 영혼을 함께하는 가족, 친구, 연인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사랑하는 이가 세상을 떠나면 울음이 터져나올 수 있지만, 막상 생전에 함께 그가 받는 상황에 전적으로 동감을 하면서 울음을 같이 하는 것은 슬프게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2000년 초반에 ..
-
<송창식의 이 노래 : ‘가나다라’>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4. 22. 01:58
송창식은 언제나 도인(道人)을 연상하게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연예인들이 돈을 벌면 언제나 서울의 중심부로 이전하여 살았음에 반하여, 그는 시골로 더 시골로 이전하여 속세를 벗어나려는 기이한 행동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두 팔을 벌리고 하회탈같은 해맑은 웃음으로 입을 크게 벌리면서 열창을 하는 모습은 인기를 좇아 유행가를 띄우려 목을 메는 여느 가수와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의 독특한 인생관에서 기인했는지 아니면 그의 독특한 취향이 창작의 원천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바로 이 노래 ‘가나다라’를 작사, 작곡하였고, 그리고 노래까지 불렀습니다. 평범한 작사가나 작곡가는 절대로 발상할 수 없는 개성만점의 노래가 바로 ‘가나다라’입니다. 후렴구의 감탄사 ‘으헤 으헤 으허허’도 한국 가요사..
-
<이문세의 이 노래 : ‘소녀’>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4. 9. 16:46
유행가는 인생살이처럼 점진적 변화를 거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유행가도 어느 날 갑자기 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멀리서 보면 연도별로, 그리고 시대별로 변하는 것을 확연히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행가를 연구하는 분들 거의 절대다수가 연도별, 그리고 시대별 구분을 합니다. 이문세는, 시대를 풍미한 대형가수라는 점 외에도, 가요사에 있어서 특별한 구분점을 만들었습니다. 1980년대 중후반까지 한국 대중가요는 리듬의 기저에 트로트가 깔려있는 이른바 ‘뽕끼’를 완전하게 배제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에 트로트를 선호하는 감성이 짙에 깔려있기에 ‘뽕끼’를 배제한다는 것은 가요관계자에게는 일종의 모험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중후반을 석권한 이문세에 이르러 뽕끼..
-
<나이스한 개새끼, 그리고 신해철의 ‘안녕’>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3. 25. 01:24
빅히트했던 드라마 ‘더 글로리’가 발굴(!)한 말은 단연 ‘나이스한 개새끼’입니다. 막상 꼬집어서 표현하기는 정말로 어렵지만, 누구나 실제로 본 적이 있고 현실에서도 인정하는 부류의 인물군을 적확하게 표현한 말이 바로 ‘나이스한 개새끼’입니다. 세련된 외모, 깍듯한 매너, 그리고 정제된 언어로 무장하고 있지만, 인간미는 떨어지고 냉정한 부류의 인물군이 바로 ‘나이스한 개새끼’입니다. 친절이 몸에 배었지만, 기계적이고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다분히 가식이 묻어있는 사람에게 우리는 친밀감을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UtUilW2ktYc 水至淸卽 水無魚(물이 지극히 맑으면 물고기가 없다) 우리의 속담도 ‘나이스한 개새끼’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설명합니다. 우리가..
-
<김민우의 이 노래 : ‘사랑일뿐야’>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3. 18. 16:39
명경! 세상에 거울처럼 두려운 물건이 다신들 있을 수 있을까? 인간 비극은 거울이 발명되면서 비롯했고, 인류 문화의 근원은 거울에서 출발했다고 하면 나의 지나친 억설(臆說) 일까? 백 번 놀라도 유부족(猶不足)일 거울의 요술을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일상으로 대하게 되었다는 것은 또 얼마나 가경(可驚)할 일인가? 고 정비석 작가의 ‘산정무한’은 한국을 대표하는 수필입니다. 명문 중의 명문이고, 역대급 미문입니다. 지금 보면, 한자어투가 생경하기는 하지만, 유려한 문장으로 이어지는 신들린 듯한 빼어난 풍경의 묘사는 탄성을 저절로 자아냅니다. 그런데 정비석 작가의 명경대에 대한 묘사가 유독 꽂히는 것은 명경대라는 거울로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비교질’이라는 악마를 생생하게 묘사한 것입니다. 비교라는 인간의..
-
<이승재의 이 노래 : ‘아득히 먼 곳’>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3. 12. 03:00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올드보이라면 누구나 아는 ‘전우야 잘 자라’라는 현인의 히트곡입니다. 이 노래는 무려 6.25동란 때 히트한 노래입니다. 전장의 급박한 상황에서도 유행가는 발표되는 것을 넘어 히트도 된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유행가의 강인한 생명력을 증명하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일제강점기는 물론 유신체제하에서도, 그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서도 어김이 없이 유행가는 발표가 되었고 히트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행가의 강인한 생명력은 대중이 유행가를 흥얼거리는 것을 넘어 가사의 내용을 자신의 일부로 동화했다거나 리듬을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체화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합니다. 그 과정은 다양합니다. 유행가를 듣자마자 꽂힐 수도 ..
-
<이수만의 이 노래 : ‘행복’>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2. 19. 19:04
1980년대 대중소설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김홍신의 ‘인간시장’에서는 현직 조폭이 연예계의 큰손 내지 숨은 실력자로 등장합니다. 아는 분은 알겠지만 1980년대 조폭출신의 어느 유명가수의 남편이 연예계의 큰손이자 요즘 말하는 연예기획사의 사장으로 군림했습니다. 예전에 모 스포츠신문에 게재되었던 고 이주일의 인생자서전에는 ‘무려’ 실명으로 그가 등장합니다. 그렇습니다. 1980년대까지는 제대로 된 연예기획사가 없었습니다. 요즘같은 체계적인 매니지먼트시스템과는 거리가 먼 수준의 활동이 고작이었습니다. 유명작곡가, 전직 방송국 PD, 전·현직 연예인, 심지어 조폭까지 매니지먼트활동을 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조악한 수준의 활동이라는 것을 방증합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뉴스의 중심이 될 정도로 거대한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