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가수/7080 남자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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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의 이 노래 :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5. 13. 11:41
우리는 코흘리개시절부터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도덕과 윤리규범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는 선생님들 전부가 도덕교과서 그 자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차별하고 감정적으로 매질을 하고, 학부모로부터 돈봉투를 탐내는 것을 봐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에게 ‘제자’, 그리고 ‘가르침’ 운운하는 선생님들을 싸늘하게 바라봤습니다. 물론 훌륭한 선생님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도덕성 자체는 학생들보다 못한 분들도 존재함을 경험적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인생선배들로부터 무수히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자신들의 세대가 더 도덕적이었고, 인생후배들은 예의가 없다고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다못해 유행가도 자신들의 세대 것이 더 훌륭하다는 기상천외의 주장을 수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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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운도의 이 노래 : ‘원점’>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4. 24. 21:17
예전에 일본어 어휘와 용법을 배운다고 일본의 엔카(演歌, えんか)를 배운 적이 있었습니다. 노래를 통한 학습은 입에 금방 익어서 쉽게 습득이 됩니다. 이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그러나 엔카에 등장하는 가사가 대부분 눈물(涙, なみだ), 연인(戀人, こいびと), 눈(雪 ゆき) 비(雨, あめ), 이별(離別, りべつ) 등 몇 가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하고 엔카를 통한 일본어학습을 그냥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 문화의 특색 중의 하나가 단순한 것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는데, 엔카는 정말 그랬습니다. 물론 한국의 트로트곡도 사랑타령으로 도배를 했기에, 오십보, 백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엔카를 통해서 다양한 일본어 어휘를 쉽게 배운다는 계획은 그냥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일본어학습과 무관하게 곰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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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의 이 노래 :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4. 24. 17:25
마로니에는 전국 어디에나 있지만, 이상하게도 마로니에 하면 대학로의 마로니에공원이 연상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저는 마로니에 하면 동숭동 서울대 캠퍼스가 등장하는 이문열의 대중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에서 등장하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떠오릅니다. 가사에 ‘마로니에’가 등장해서인지 묘하게도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에서도 그러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미로니에로 상징이 되는 1970년대를 전후한 동숭동 대학가의 분위기가 가사 곳곳에서 은연 중 느껴집니다. 실제로도 이 가사를 쓴 이가 서울대 문리대 미학과 출신으로 마로니에의 정취에 익숙한 분입니다. 1970년대는 박정희 정부의 장기독재가 본격화하는 시기였지만, 한국경제는 고도성장의 신화를 쓰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전체 고교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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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종의 이 노래 : ‘사랑의 눈동자’>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4. 10. 17:26
기타가 Guitar라는 외국어라는 것은 대부분의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타’하면 대부분의 한국인은 ‘통기타’를 연상합니다. 한국인만 애용하는 ‘통기타’라는 말은 ‘통’이라는 한국말과 ‘기타’라는 외국어가 합성된 새로운 유형의 언어입니다. 그리고 통기타를 활용한 포크음악은 외국에서는 없는 새로운 유형의 장르로 고착이 되었습니다. 이를 반영하여 다음의 영문판 위키피디아에서는 한국의 통기타를 ‘T'ong guitar (or tong guitar)’로 소개하면서 통기타는 단순히 악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통기타로 상징이 되는 1970년대 포크송이라는 음악장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자는 고사(橘化爲枳)라는 고사가 떠오릅니다. T'ong guitar (or 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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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이 노래 : ‘못찾겠다 꾀꼬리’>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4. 4. 15:07
오래 전에 운전 중에 무심코 틀은 라디오에서 조용필의 ‘못찾겠다 꾀꼬리’라는 노래에 대한 어느 가요평론가의 해설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동심을 소재로 성인가요를 만들었는데, 성인들의 아련한 동심을 자극하여 훌륭한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이 그 요지였습니다. 곡도 빼어나서 ‘가요톱텐’의 골든컵이라는 제도를 탄생시킨 대단한 노래이지만, 어린 시절의 감수성을 절절하게 느끼게 만든다는 해설이 팍 꽂혔습니다. 1980년 하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전두환 신군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해는 조용필 광풍이 몰아치던 해로, 라디오만 틀면 하루종일 조용필 노래가 들리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조용필은 1980년 1집을 시작으로 1982년에 4집을 만들 정도로 그 무렵에는 정신이 없이 창작활동에 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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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의 이 노래 :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4. 2. 11:03
예전에 미드(미국 드라마) ‘CIS’를 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미국 CIS가 축적한 데이터베이스에는 각 인종별, 학력별, 출생지 등에 따라 자주 쓰이는 어휘, 억양 등이 저장되어 있고, 이것을 토대로 범인이나 사건 관계인이 쓰는 말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인종, 학력수준, 연령 등을 변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놀랍게도 이 프로그램의 정확도는 거의 100%에 근접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놀라웠습니다. 이것을 토대로 범인을 추적하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문에 필적하는 사람의 고유한 성문(聲紋)을 통한 범죄수사기법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과학적인 분석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람은 자신이 쓰는 어휘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부지불식간에 드러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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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의 이 노래 :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3. 21. 15:50
아주 오래 전에 읽은 ‘테스’의 작가 토마스 하디의 마지막 소설 ‘무명의 쥬드(Jude the Obscure)’라는 것이 있습니다. 석수쟁이로서 가방끈이 짧은 주인공 쥬드의 좌절과 사회적 모순을 비극의 작가답게 하디가 담담하게 구성한 작품입니다. 극중 주인공 쥬드는 가난한 석공의 삶에 지치고 지적 세계를 추구하였기에,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는 방편으로 대학이 있고 대학생들이 사는 가상의 도시 크리스트민스터(실제로는 ‘옥스퍼드’)로 거처를 옮기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크리스트민스터에 가봤으나 자신의 삶은 변함이 없어서 또 다시 좌절을 합니다. 마치 2~30대 일본여성이 프랑스 파리에 가서 실망을 해서 생겼다는 ‘파리 증후군(Paris syndrome, 일본어: パリ症候群)’을 연상케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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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조의 이 노래 : ‘고목나무’>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2. 3. 19. 21:29
대중가요를 흑백논리식으로 ‘좋은 노래’와 ‘나쁜 노래’로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중의 취향이 제각각인데, 그렇게 구분하는 기준도 없거니와 대중의 취향을 무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중가요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예술성보다는 대중성에 방점이 있다거나 고급스러움이 있다거나 경쾌하다거나 중후하다거나 하는 다양한 유형의 특징을 대중의 공통분모를 찾아서 규정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일응 가능하기는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장욱조의 ‘고목나무’를 평가하자면, 요즘 들어도 촌스럽지 않고, 깊은 산속의 고목을 소재로 외로움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예술성도 있고, 곡 자체의 중후함도 있으며 대중가요이지만 가곡의 느낌이 물씬 나는 고급스러운 곡이라는 평가가 가능한 멋진 곡이라 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