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가수/7080 여자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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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경의 이 노래 : ‘민들레 홀씨되어’>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3. 22. 14:03
지금은 창작곡을 내세운 가요제 자체가 시들하지만, 1970 ~ 80년대에는 대학가요제부터, 해변가요제, 강변가요제 등 각종 가요제가 홍수처럼 개최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곡이 금상, 은상이나 동상 등 차순위 수상곡보다 압도적으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가령, 1988년 대상곡인 신해철의 ‘그대에게’는 아직까지도 한국가요계에서 압도적인 인트로를 과시할 정도이지만, 차순위 곡은 ‘그대에게’의 존재감이 견줄 여지가 없습니다. 실은 차순위 곡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면 아예 대상곡만 따로 정리한 경우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법칙뿐만 아니라 인생살이에도 예외는 있기 마련입니다. 박미경의 ‘민들레 홀씨되어’는 1985년 강변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은 곡이지만, 본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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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의 이 노래 : ‘어디쯤 가고 있을까’>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3. 12. 15:07
고려 태조 왕건이 죽으면서 ‘훈요십조’를 남겼다는 것은 정사에나 있는 것이며, 실제로는 ‘세상이 허무하구나!’라면서 회한을 남겼다는 설이 오히려 실제와 부합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모든 것을 지닌 사람이나 아무 것도 없는 사람에게 나름 공평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이란 끊임이 없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려서 코흘리개 시절 그렇게나 다정다감했던 친구들과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졌습니다. 만남은 곧 이별이라는 불가의 가르침을 누구든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영은 당시에는 흔하지 않는 안경 쓴 가수였습니다. 여자 가수이면서 진한 화장은 물론 화려한 의상과도 거리가 먼 그야말로 담백 그 자체인 가수였습니다. 가수란 자연스럽게 자기 분위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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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룡의 이 노래 : ‘사랑의 벼리’>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2. 12. 08:59
7080시대의 대중가요와 21세기 대중가요 중 어느 것이 낫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숨도 안 쉬고 21세기 대중가요가 압승이라 말할 것입니다. 작곡, 편곡, 연주, 안무, 가창력 등 그 어떤 분야에서도 7080시대의 대중가요가 나은 점이 없습니다. 심지어는 평균적인 외모에서도 한참이나 뒤떨어집니다. 그런데 뭐든 그렇지만, 예외는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가수들의 개성과 대중가요 자체의 개성입니다. 대형기획사에서 히트를 작정하고 만든 21세기 대중가요는 확실히 개성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아이돌, 특히 걸그룹은 거의 국화빵같은 인상마저 있습니다. 7080시대의 가수들은 개성 하나만큼은 만점이었습니다. 길거리를 지나는 행인들도 특정 가수를 알아볼 정도였습니다. 그들의 전체적인 비쥬얼은 21세기 가수들보다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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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라의 ‘난 너에게’ : 표절과 리메이크 사이에서>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2. 11. 23:48
예나 지금이나 왜 그렇게 부르나 이해가 안 가는 말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유명 만화가도 서슴없이 하는 말인 ‘대본소(貸本所, 카시혼쇼, かしほんしょ)’라는 것도 포함됩니다. ‘대본’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드라마 대본’할 때의 ‘대본(臺本)’을 연상합니다. 그래서 대본소하면 무슨 드라마 대본을 대여하는 것으로 오해하기가 딱입니다. 그런데 대본소는 순수 일본어로 책(本, 혼, ほん)을 빌리는 곳, 즉 만화가게를 뜻합니다. 왜 예전부터 ‘대본소’라고 불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냥 있어보이려 한다면, ‘만화대여점’이라 하면 될 것을 왜 그렇게 일상에서 쓰이지 않는 일본식 한자어를 고집했는지 아리송했습니다. 신병훈련소에서도 유사한 경험을 했습니다. ‘총기수입’이라는 훈련소 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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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의 이 노래 : ‘빛의 자손들’>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2. 5. 15:41
○이정희 전 의원이 제18대 대선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과격한 비난을 펼치면서 생긴 에피소드는 정치판에서 교과서같은 정석이 되었습니다. 남을 때리면 그 후폭풍은 반드시 본인에게도 돌아오며, 물리학에서의 작용과 반작용 법칙은 정치판에서도 적용이 된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실은 그 이전에 김영삼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의 선거개입도 작용과 반작용의 예입니다. 작용과 반작용 법칙은 연예계, 아니 인생에도 적용되는 중요한 법칙입니다. ○7080시대를 관통했던 주류적인 대중음악은 트로트였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을 중심으로 트로트일색에 대하여 반감이 커서 팝송에 심취하거나 록음악에 빠진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방송국에서 언제나 정장차림으로 노래를 강요하기에 차라리 언더그라운드에서 자유롭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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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애의 이 노래 : ‘곡예사의 첫사랑’>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2. 2. 21:51
로저 무어의 ‘007 옥토퍼시’는 인도를 배경으로 촬영하여 유명해진 영화입니다. 그리고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와 마찬가지로 써커스단이 배경이 된 영화로도 유명한 영화입니다. 이렇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써커스는 서양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TV에서도 명절 특집으로 방영이 되기도 했습니다. 소파 방정환이 쓴 어린이소설 중에 ‘77단의 비밀’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도 곡마단(왜 그런지 한국에서는 ‘곡마단’이라는 말이 더 많이 쓰였습니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항일운동이 소재입니다. 이렇게 곡마단이나 써커스는 우리생활의 일부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곡마단은 서양보다 먼저 쇠퇴했습니다. ‘유랑극단’으로도 불린 곡마단은 1980년대까지 지방의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이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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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의 이 노래 : ‘개미들의 행렬’>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1. 31. 19:33
1970년대에는 레코드가게에서 해적판 테이프를 팔았습니다. ‘최신히트가요’ 또는 ‘최신팝송’이라는 표제로 히트곡을 모아서 정체불명의 음반사가 짜깁기하여 만들어서 싼 가격으로 팔았습니다. 저작권 개념이 요즘과 달리 널널한 상태였기 때문에 원저작권자의 동의도 없이 팔았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길거리에서는 리어카에 좌판을 올려놓고 문제의 해적판 테이프를 팔았습니다. 나중에 1980년대 후반부터는 어느새 이것들을 ‘길보드차트 테이프’라 불렸습니다. ‘길보드차트’는 순위를 말하고, ‘길보드차트 테이프’는 그 순위에 따라 해적판으로 만든 테이프인 셈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그 이후에도 융성하여 1990년대까지 이어졌습니다. 아무튼 이경미의 ‘개미들의 행렬’은 길보드차트에서도 나름 인기몰이를 했던 곡입니다.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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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김의 이 노래 : ‘서울찬가’>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1. 26. 14:17
예전에 고교 교과서에 신라시대 향가 ‘찬기파랑가’라는 것이 실렸습니다. 찬(讚)이라는 것은 찬송가니 찬불가니 하는 말에서 쓰이는 찬양한다는 의미로 요즘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표현이며, ‘찬기파랑가’에서 쓰이는 바로 그 ‘찬’입니다. 조국찬가니 서울찬가니 하는 노래 제목도 1970년대까지만 유효한 작법입니다. 패티김의 ‘서울찬가’도 당연히 오래된 노래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패티김은 옛날 가수임에도 당시는 물론 지금 봐도 무척이나 세련된 가수였습니다. 당시 트로트일색이던 시절에 마치 오페라나 성악을 부르는 가수처럼 우아하고 품위가 넘치는, 마치 프랑스 궁전에서 드레스를 입은 백작부인과 같은, 드레스를 입고 열창을 하는 패티김은 무척이나 인상이 강렬했습니다. 대중가수임에도 전혀 대중가수의 풍모가 보이지 않..